원래 이방인으로 벌고 벗고 태어난 우리에게 사회와 제도는 우리를 규범 안에 가두고 목적 있는 생활이 제대로 된 삶인양 착각하게 한다.
하지만 이즈음은 주인공 뫼르소라는 인물이 왠지 바로 옆집에 살 것 같고, 낯설지만은 않다. 현대사회 인간의 외로움과 실존적인 고민을 먼저 들춰준 것이 고마울 뿐이다.
시대를 앞서 본 것인지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본 것인지 쓸쓸한 카뮈에 표정을 보면 그럴만도 하다 싶다.
결혼, 직장, 교우, 장례 등등 살아가면서 수많은 관계 속에서 찰나를 마주하지만 대부분은 그 속에 과잉관념을 쏟아붓고 목적과 과정, 예상, 긴장 등으로 시간을 허비한다.
그러나 뫼르소라는 인물은 1,2차세계대전 당시의 혼란한 유럽 사회 속에서 더이상 국가와 사회에 기댈 것이 없음을 본능적으로 체감하고 흡사 부처의 깨어있음을 실현하듯 몸가는대로 마음이 가고 마음가는대로 몸이 간다.
소설에서 우연적 살인을 하게 된 뫼르소를 당시 제도와 생각의 틀로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하지만 뫼르소는 죽음을 앞에 두고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 재판장에 들어가서도 호기심을 잃지 않고, 독방에 갇혀 신부님이 속죄를 이끌어내려 하지만 죽음과 삶에 당당하게 맞선다.
오히려 신앙이라는 동아줄을 붙잡고 구제안되는 중생을 위해 어찌할지 모르는 사제가 더 측은할 지경이다.
뫼르소를 아무 이유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묻지마살인범 즉 싸이코패스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한 범죄자로 낙인찍고 우리가 결론을 내리기에는 마음 한 가운데 커다란 울림이 있다.
반 고흐 그림 속 노란색이 광기와 자유, 어지럼증을 보여주듯 이방인에서 뫼르소라는 인물은 우리 내면 속 거울을 통해서 다시금 내 자아를 쳐다볼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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