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정생각

사단칠정과 창세기 선악과

유후정한의원원장 2015. 8. 13. 22:45

유학에는 사단칠정이 있습니다.

맹자는 공손추편에서 사단설을 주장하여 인,의.예.지를 각각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라 하여 인간의 본성이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시비지심 즉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을 지혜라고 정의했습니다.

칠정은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 7가지 감정을 말하는데 오경 중의 하나인〈예기 禮記〉 예운(禮運)편에 나옵니다.


구약성경의 창세기를 보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따먹고 나서

'이에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 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 라고 되어 있습니다.


선악과를 따먹기 전에는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 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니라'

라고 하여

선악을 구별하는 선악과를 먹기 전에는 사랑으로 하나되어 분별하는 마음이 없었으나 분별심이 생긴 후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살며서 괴롭고 번뇌하는 마음은 주로 분별하는 마음에서 옵니다.

'내가 옳다, 당신이 그르다'라고 은연중에 시비를 가릴 뿐만아니라

남과 나의 차별성을 생각하여 우월이나 열등의식을 가지고 경거망동하거나 부끄러워하기도 합니다.


참선이란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며 결과로 아는 모든 것에 마음이 전혀 없는 자유로운 상태를 말하는데 여기서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며 결과로 아는 모든 것은 사단 즉 인의예지에 해당하며 마음이 전혀 없는 자유로운 상태는 칠정이 일어나지 않는 마음을 말하는 것으로(희노애락지미발 위지중-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선악과를 따먹기 이전의 마음상태로 에덴동산처럼 자유롭고 사랑으로 충만함을 말합니다. 


예를들어 운전중에 갑자기 옆차가 끼어들어 교통사고가 날 뻔한 상황에서도 옆차가 잘못 끼어든 것임을 알지만(시비지심 지지단야是非之心 智之端也 ) 그 운전자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성경에서도 범사에 감사하고 항상 사랑하라고 말씀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충만하다면 남의 잘못도 비난하기보다는 수용하기 마련입니다.  분별하는 마음을 즉 에고를 잠재우고 본성으로 돌아가라고 동서양의 고전은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