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한의학

한의사의 망진법 2

유후정한의원원장 2013. 6. 4. 16:31

 

앞서 얼굴을 보면서 진찰하는 망진법에 대해서 설명하였는데요 

이번 글은 몸 즉 체형을 보고 진찰 하는 망진법을 설명하겠습니다.

 

요즘 다이어트로 인해서 체형에 대해서 관심이 상당히 많은데요.

한의학 서적을 보면 예전에도 체형에 대한 얘기가 무수히 나옵니다.

왜냐하면 질병을 치료할때 한의사들은 기본적으로 마른사람이냐(瘦人) 뚱뚱한 사람이냐(肥人)를

상당히 중요시 하기 때문입니다.

 

서양의학에는 약을 투여할때 특히나 어린아이들은 체중에 따라 약량을 조절해야 하기때문에 투약량을

정하기 위해서 체중을 중시하고 최근에는 대사증후군 같은 성인질환이 많이 발생되면서 체형이나 체중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지만,

 

한의학에서는 조선시대 동의보감을 비롯해서 2천년전에 씌여진 책에서도 체형을 중시하여 복용량뿐만 아니라 병의 유발원인까지도 체중이나 체형과 관련깊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복진이라 하여 복부상태에 따라서 병의 진단과 치료를 연구한 책(예를 들어 복진기람)에는 상세하게 그림을 통해서 체형을 통한 치료법을 논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진은 절진 즉 만져보고 눌러봐서 진찰하는 방법에 해당하므로 이번 글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몸을 통해서 망진하는 방법을 말씀드리면

 

일단 비인 즉 뚱뚱하냐, 수인 즉 말랐느냐 봅니다.

비인은 한의학적으로 습(濕)이 많다고 보며 수인은 화(火)가 많다고 봅니다.

그리고 비인은 기가 허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고 수인은 혈이 허하다고 봅니다.

허하다는 것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종합해보면 비인은 기운이 부족해서 습(노폐물)이 많이 쌓인다는 것이며 수인은 혈(저장된 영양)이 부족해서 화가 많이 동할 수 있다(예민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외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비인중에서도 기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으며 수인 중에서도 화가 많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두번째로 상체와 하체를 비교해보아서 상체가 실하고 하체가 부실한 사람은 대부분 부실한 쪽의 장기들이 약한 경우가 많아서 비뇨기나 생식기능이 약한 경우가 많으며 이와 반대로 하체에 비해서 상체가 빈약한 사람은 심폐기능이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해당하는 뱃골이 좁은 사람(양쪽 늑골사이의 각도가 좁은 경우)은 아무래도 위장기능이 약하다고 볼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위하수같은 증상이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 두상과 몸을 비교해보는데 사상체질로 보면 태음인이나 태양인이 두상이 큰 편이고 소음인과 소양인은 두상이 작은 편에 속합니다. 태음인과 태양인은 두상이 큰 편이나 태음인은 비인이 많고 태양인은 수인이 많습니다. 또한 소음인, 소양인은 두상이 작은 편이나 일반적으로 소양인에 비해서 소음인이 키가 큰 편입니다.

 

또한 어깨가 안으로 굽은 사람(round shoulder)이나 안짱다리 걸음을 걷는 사람은 소극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며 반대로 보행시 팔을 많이 흔든다던지, 팔자 걸음을 걸으면 적극적이고 양적인 기질이 있는 사람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수면시에도 옆으로 웅크리고 자는 경우가 많고 후자의 경우에는 수면시에도 팔,다리를 쫘악 벌리고 자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한의학에서는 요통이나 어깨통증, 무릎통증 같은 관절질환이라 해도  상기와 같은 조건에 의해서 처방하는 한약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뚱뚱한 사람이 허리가 아프다면 습을 제거하는 약을 같이 처방하며 마른 사람의 경우에는 음혈을 보강하며 화를 억제하는 약이 같이 처방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통증을 잡아주는 것 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므로써 증상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이  병명에 집착하지 않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의학이 바로 한의학의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