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정생각

파리증후군과 코로나19

유후정한의원원장 2020. 5. 22. 16:58

파리증후군은 프랑스 파리에 환상을 가졌던 사람이 막상 파리에 가보니 기대와 다른 현실때문에 좌절감과 우울, 피해망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나 파리에 대한 열망과 환상이 강했던 일본 여자들한테서 많이 나타났던 것이 파리증후군입니다.

화이트 에펠탑, 상제리제, 세느강, 프랑스산 와인, 향수 등등 서구에 대한 동향과 환상을 가슴 가득 담아둔 일본 여성들이 평생의 꿈을 실현하고자 방문한 파리의 구석구석에서 노상방뇨, 하수구냄새, 길거리 흡연자들, 쓰레기더미와 난민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눈에 보이는 파리의 현실을 인정할 수 없어서 생기는 정신질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컬쳐쇼크가 단순히 파리증후군만이 아니라 금번 코로나19로 인해서 전세계 사람들에게 각인되었습니다.

그동안 서구의 선진문명은 오랜 전통과 과학기술을 통해서 질서정연한 제도를 바탕으로 자유분방한 인간적인 삶과 문화로 멋있게 보였습니다. 어찌보면 휴머니즘의 자연스러움이 가장 잘 보여지는 국가들로 비춰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상태를 맞닥뜨려 보니 서구 각국 정부의 대응 능력부족과 의료제도 부실 그리고 시민들의 무질서와 이기주의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를 가장 잘 극복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보면서 부러워하는 반면 유교문화로 인해서 국가주의에 순응한 국민들이 개인의 자유를 희생한 전근대적인 국민의식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하는 일부 유럽 언론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해석으로 우리나라가 코로나 19를 잘 극복하는 이유는 가장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건강 뿐만아니라 내 가족, 그리고 이웃과 국가를 위해서 좀더 모범적인 삶의 양태를 보여준 것입니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 같이 잘 살아야하기 때문입니다.

파리증후군이 파리에 대한 환상을 경계하는 증후군이라면 코로나19로 인해서 서구문화를 동경하던 우리 가슴속에 이제는 우리 것이 소중하고 우리가 지켜왔던 것이 가장 아름답고 서로를 위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