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정생각

우리는 우주(宇宙)라는 집에 살고 있습니다.

유후정한의원원장 2013. 6. 28. 21:34

宇宙는 한자로 집 우, 집 주라고 합니다.

원래는 각각 처마와 들보를 가르키는 말이었으니 말그대로 공간적인 주거개념의 집인 셈이었습니다.

 

그러나,기원전 2세기에 한고조 유방의 손자인 회남왕 유안이 저술한 '회남자'라는 책에서 

사방상하 위지우,  왕고래금 위지주 (四方上下 謂之宇,  往古來今 謂之宙)라하여

동서남북상하 공간적개념으로 우를 규정하고,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시간적개념으로 주를 규정하여 우리를 둘러싼 시공간의 개념으로 우주의 정의를 확대하였습니다.

 

그러기에 동양철학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사실 처마밑 작은 공간이 아니라 천지사방을 포함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개념입니다.

영어로 the universe 에 해당하는 집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멋지지 않습니까? 제가 한의대생 시절에 우주라는 한자에 얽힌 이러한 사실을 알고 너무나 상큼한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회남자는  노장사상에 해당하는 도가 뿐만아니라 유가,법가,음양가의 설이 모두 혼재되어 있는 종합백과사전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우리가 잘아는 '인생지사 새옹지마' 라는 내용도 회남자 인간훈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천자문 첫구절에 천지현황 우주홍황 (天地玄黃 宇宙洪荒) 즉 하늘은 아득히 검고 땅은 노랗고 우주는 넓고 거칠다라고 나오듯이

조선시대 어린이들은 글자를 배우기 시작할때 우주를 먼저  배웠습니다.

한의학에서 인체를 소우주라 하듯이

동양인들은 우주를 저멀리  별나라에 있는 것으로  여기지 않고

우주와 인간을 분리되어 보지 않고 항상 내안에 우주가 있고 우주안에 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높은 산에 오르면 내가 살던  집이 작게 보이고  끙끙 앓던 고민이 하찮게 보이듯이

동양의 지혜대로 거대한 우주안의 나라는 생각으로 산다면 사사로운 고민을 떨쳐버리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