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이 쓴맛 날줄 알았는데 안 쓰네요?
지난주에 교통사고로 오신 여자 환자분께서 한약을 잘 챙겨먹기 어렵다며 하루 2봉씩 먹게 해달라고 하셔서
그렇게 처방을 해드렸었는데 오늘 침을 맞으시면서 물어보시네요.
환자 왈: 하루 세 번 먹으면 안될까요?
대답: 왜 그러시죠?
환자 왈:한약이 쓸 것 같아서 2번 먹으려 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먹기 편해서 세 번 먹었거든요.
대답:세 번 드시면 효과가 더 빠르죠. 괜찮습니다.
요즘은 바쁘게 생활하시다보니 하루 세번 약을 챙겨 먹기 힘든 경우가 많아서
환자분들이 요구하는대로 하루 2번씩 복용하게 해달라고 하면 그렇게 처방을 해드리곤 합니다.
하지만 복용횟수가 중요한 질환이 있습니다.
특히나 비염이나 감기, 다이어트 한약의 경우에는 하루 3회 복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약은 무조건 쓴맛이 나는 약이 아닙니다. 질환에 따라서 약맛이 다릅니다.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대부분의 약은 쓴맛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열을 내리는 처방은 고미 즉 쓴맛이 납니다.
하지만 다이어트 한약처럼 비만환자의 체지방을 빼는 처방은 한의학적으로 습담을 제거하는 약이기 때문에 담미(淡味) 즉 아무 맛도
없이 밍밍합니다. 그래야 해독이 되고 소변으로 독소가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추위를 많이 타고 비위기능이 약해서 마른 사람은 약이 단맛이 강하게 납니다. 단맛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비위기능을 좋아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보약은 기혈을 동시에 보하기 때문에 향기가 좋고 맛이 좋습니다. 십전대보탕이나 쌍화탕, 인삼양영탕 같은 경우에는 약달이는 향기만 맡아도 기운이 날 정도로 향이 좋습니다.
반면에 혈압이 높다든지 혈당이 높은 경우에는 피부과약처럼 쓴맛이 많이 날 수 있습니다. 단맛 나는 약재가 들어가면 혈당을 올릴 수 있고
혈압에도 안 좋은 영향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쓴맛으로 화를 가라앉히고 혈당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뇨환자분이 한약을 지어갈때는
약이 달지 않고 쓰다고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소아들의 한약은 주로 자음이라하여 우리몸의 음기를 보하고 비위를 튼튼히 하는 약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약이 달달한 편이라 부모님들이 걱정하시는 쓴맛은 거의 안납니다. 다만 아토피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간혹 단맛나는 약재가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아토피치료의 경우에는 쓴맛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듯 질환에 따라서 한약의 맛은 다양합니다. 또한 쓴맛에 대해서 거부감이 강한 분들은 천궁이나 용안육 같은 약재를 추가하여 거부감을 줄여드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상체질 처방의 맛을 설명드리면 소음인처방은 대체로 단맛이 많이 납니다. 소양인 약은 쓴맛이 나거나 숙지황같은 약재가 들어가서 색깔이 진하고 특유의 좋은 향이 나기도 합니다. 태음인 약은 대체로 아무맛도 안나거나 풀맛이 나기도 하고 쌉쌀한 맛이 나기도 합니다. 태양인약은 대체로 간을 보하는 약재로 별다른 거부감없이 드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