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정생각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대전시향과 정명화의 드보르작 연주회.

유후정한의원원장 2014. 11. 14. 11:19

어제 금노상이 지휘하는 대전시립교향악단과 정명화가 협주한 드보르작 연주회에 다녀왔습니다.

 

첫번째곡은 드보르작의 카니발서곡으로 하얀 백발의 지휘자 금노상씨가 가을밤의 축제같은 공연을 알리는듯

경쾌한 곡을 선사해주었습니다.

 

두번째곡으로는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나단조, 작품 104번으로 정명화의 첼로와 대전시향의 협주였습니다.

검은 드레스를 입고 정면으로 청중들과 마주앉아 첼로를 연주하는 정명화를 보자

마치 줄타기 명인이 줄위에  올라선듯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무당이 시퍼런 칼날위에 선듯 첼로와 하나가 된 정명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악장(Allegro 빠르게)에서  정명화의 빠른 손놀림을 보며 내 육신과 머리속의 엉켜진 실타래를 풀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두번째 악장(Adagio ma non troppo-느리지만 지나치지 않게)에서는 정명화씨가 감성이 여린 소녀가 된듯 첼로를 처음 배울때로 돌아가서

조심스레 곱게 연주하는 모습이었고,

마지막 악장(Finale: Allegro moderato-종곡: 조금 빠르게)서는 지구의 여신 가이아가 되어 도자기 빚듯이 세상을 창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곡은 3대 첼로협주곡에 뽑힐 만큼 첼로의 현율이 영혼의 티끌을 씻어주는듯 음악을 다 듣고 나니 상단전 이마에서 중단전 가슴까지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관악기와 다른 현악기가 내는 소리가  세상이라면 첼로의 소리는 시공의 벽을 비집고 찾아낸 순수한 내 영혼이었습니다.  

 

세번째곡 교향곡 8번 사장조, 작품88은 신세계교향곡과 함께 드보르작의 최고 명곡중에 하나로 현악기, 관악기의 협주를 들으며 정말 드보르작이 음악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육점겸 여관을 경영하는 아버지로부터 장남으로서 가업을 이으라는 말씀을 뒤로하고 음악을 통해서 신세계를 만들고자 한 체코출신의 드보르작.

그의 열정과 창작, 도전정신이 그가 서거한지 1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귀를 영혼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