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정생각

간은 왼쪽에 폐는 오른쪽에 있다. 한의학은 엉터리?

유후정한의원원장 2013. 1. 16. 21:44

간은 왼쪽에 폐는 오른쪽에 있다. 한의학은 엉터리?

 


 

한의학에서는 좌간우폐라고 해서 간이 왼쪽에 있고 폐는 오른쪽에 있다고 합니다.

 

해부학적 위치로 볼때 말도 안되기 때문에 한의학을 처음 접하는 경우에 상당히 당혹스럽습니다. 과연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수천년동안 역대의사들이 한의학을 공부하며 수많은 이론을 정립했지만 이에 대해서 시원하게 대답을 해준 의사는 아직까지도 드뭅니다.  그래서 제가 이문제에 대해서 수년간 고민한 내용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중국에서 진시황이 분서갱유를 한 후에 중국서적은 고문과 금문으로 나누어집니다. 근데 서경이라는 책의 고문 즉 새로 쓴 글이 아닌 예전 모습의 글에서는 오장의 위치가 해부학적 위치와 거의 동일합니다. 하지만 금문으로 보는 서경에서는 좌간우폐로 나옵니다. 금문에서는 오장의 위치에 오행설이 개입하여 철학적인 해석이 덧붙여진 것입니다. 고문을 쓸 당시에는 죽은 사람을 통한 해부를 통해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으나 그후 유학이 주류가 되면서 철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이론으로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더욱 우세해져서 바뀌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첫째, 좌간우폐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요?

 

대답은 하도에 있습니다.

 

동양의 하도에는 방위개념이 담겨있다. 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앉게 되면

 

왼쪽이 동쪽이고 오른쪽이 서쪽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그리게 되는 동서남북하고는 반대지만 항상 남면(南面) 즉 남쪽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동서남북을 정하는 것이 동양의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이런식으로 동서남북을 따지면 좌측이 동쪽이고 우측이 서쪽이므로

 

좌동우서가 됩니다. 한의학에서 동남서북은 춘하추동에 해당하고 이것을 장기에 배합하면

 

간심폐신입니다. 즉 좌-동-간, 우-서-폐로 짝지어 집니다

 

이런의미에서 좌간우폐라는 이론이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몸의 간은 오른쪽에 치우쳐있고 폐는 흉강의 좌우에 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머리를 기준으로 우리가 왼팔 오른팔을 구분했을 경우이고

 

동서남북 방위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대입해보면 머리가 남쪽에 해당하고 회음부(생식기주변)가 북쪽이며, 오른팔이 동쪽이며 왼팔이 서쪽이 됩니다. 그러므로 동에 해당하는 간이 오른쪽에 치우쳐 있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 두 번째 의문이 생깁니다.

둘째, 왜 폐는 왼쪽에 있지 않고 횡격막 상부의 흉강 좌우에 분포되어 있는지?

 

그 열쇠는 낙서의 금화교역(金火交易)에 있습니다. 금화교역은 쇠와 불이 자리를 바꾸었다는 뜻입니다.

 

춘하추동의 계절순환에서 여름의 뜨거운 불기운에 제동을 안걸면 세상은 너무 뜨거워서 다 불타 없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금이 불의 위치에 끼어들어가 불기운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며 순조롭게 계절순환이 되는것입니다.

 

 

 

이러한 금화교역의 이치는 단순히 계절순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류문명에 모두 적용이 됩니다. 자동차가 달릴려면 엔진이 돌아가야 하는데 엔진을 감싸는 금기운이 없으면 엔진을 제어하지 못하고 불에 타고 말것입니다. 밥을 해먹으려 해도 불을 때야하는데 불을 담는 가스렌지가 있어야 하고 또 열기를 전달받아 음식을 데워야하는 솥단지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다 금에 해당하므로 금화교역은 에너지를 적절하게 낭비하지 않고 사용하는 이치입니다.

 


 

인체에서 금화교역이 없고 심장이 오장육부중에서 제일 위에 있으면 그 화기운으로 이목구비나 두뇌가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심장은 서방으로 이동해서 그 열기를 조절해 나가고 폐는 남방으로 이동해서 심장에 풀무질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상은 좌간우폐와 인체 오장육부의 위치에 대한 하도, 낙서를 통한 한의학적인 고찰이며 순수하게 저의 오랜동안 사유의 결과입니다.

 

하도, 낙서가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하도는 복희씨때 황하에서 발견된 것이구요. 낙서는 우임금때 낙수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하도와 낙서에서 복희팔괘, 문왕팔괘가 나옵니다. 이 두 팔괘를 선천팔괘,후천팔괘라 하는데 동양철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내용입니다. 동양철학에서 선천팔괘는 우주가 창조된 완성된 모습을 설명해줍니다. 후천팔괘는 창조된 세상이 진화하면서 순환되는 이치가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