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정생각

어제 진료 중에 생긴 일.

유후정한의원원장 2015. 8. 28. 11:33

어제 강남구에서 오신 30대초반 여성분과 상담했습니다.

벌써 8년째 단골환자입니다.


상담 도중에 갑자기 제가 죽을 때까지 저희 한의원에 오겠다고 하셔서 순간 제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저를 그만큼 신뢰한다는 의미이기에 고맙기도 하고 한편 아직은 제 나이 40대 중반인데 벌써 그런 말을 들어야 하나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서글픈 생각이 더 많아서 얼굴이 붉어졌나 봅니다.


그 순간 환자분이 미안한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늙지 않았다고 덕담아닌 덕담을 해주시네요.

아무튼 멀리서 오셔서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주신 환자분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제가 듣고 싶은 얘기는 '결혼해서 아들, 딸 낳고 먼 훗날 손주 손잡고 오겠습니다.' 였습니다.


한의원한 지 17년째가 되니 예전에 진료했던 유치원생이 이제는  20대가 되어 오는 경우도 있네요.

언젠가는 저도 늙고 환자분들도 늙어 가면서 서로 인생을 나누는 동반자가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