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다음 날 절대 티 내지 말자-조선일보 2005.12.21
송년회 잦은 연말 ‘피부 응급처치법’
어젯밤 송년회에서 거나하게 마셨던 K양. 오늘 오전 거래처와의 중요한 회의가 있는데, 일어나보니 눈은 퉁퉁, 얼굴은 푸석푸석, 이마에는 밤사이 우루룩 솟은 뾰루지까지! “이 얼굴로 어떻게 출근한담? ‘술 마신 티’ 좀 없애 주는 ‘응급처치법’ 어디 없나?”
피부는 목마르다… 자기 전 보습!
술 마신 다음날 목이 타듯이, 피부도 심한 갈증을 느낀다. 도수 높은 독주를 마실수록 알코올 분해에 더 많은 수분이 필요하다. 그러잖아도 건조한 겨울, 알코올에 수분을 뺏기고 수면시간마저 부족한 피부는 탄력이 떨어지고 각질이 생기기 마련. 당연히 다음날 화장이 잘 받지 않는다.
결국 해답은 수분. 과음한 날일수록 자기 전 모이스처라이저를 충분히 발라야 한다. 여기에 수분 팩을 해 주면 피부에 얇은 보습막이 형성돼 다음날 화장이 뜨는 것을 막아 준다. 화장솜에 따뜻한 우유를 묻혀 얼굴을 닦아도 얼굴이 한결 촉촉. 팩은커녕 아무것도 하기 힘들다면 태평양 ‘하이드로 솔루션 마스크’, LG생활건강 ‘에센셜 수딩 마스크’ 같은 마스크팩을 얼굴에 붙이고 자 버리자. 물론 말라붙기 전에 떼어내고 모이스처라이저를 발라 주면 더 바람직하다. 랑콤 ‘이드라 젠 이으’ DHC ‘아이브라이트’ 같은 눈가전용제품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자기 전에 눈 주변에 발라도 다음날 눈이 덜 붓는다. 전날 맵고 짠 안주를 덜 먹으면 몸이 붓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남들과 똑같이 마시고, 남들보다 더 망가지는 지름길은 메이크업을 한 채 곯아떨어지는 것이다. 알코올은 피지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메이크업을 안 지우면 잠을 자는 동안 분비된 노폐물과 화장품 속에서 나온 기름기 등이 모공을 막아 피부의 자체정화활동을 방해한다. 그 결과 여드름은 더 악화되고 지성피부가 아닌 사람도 T존(이마와 코)에 뾰루지가 돋기 쉽다.
깨보니 이미 퉁퉁… 당일 응급처치법
피치 못하게 메이크업을 못 지우고 잤다면, 다음날 아침 더운 물에 적셨다가 꼭 짠 스팀타월을 얼굴에 3분간 올려놓아 모공을 활짝 연 뒤에 꼼꼼히 클렌징을 하자. 마무리는 찬물로 아래에서 위로 쳐올리듯이 헹궈야 피부가 늘어지지 않는다.
과음으로 부은 눈은 차가운 아이젤을 바르거나 젖은 녹차 티백을 차게 해서 눈두덩에 올려 놓으면 빨리 가라앉는다. 젖은 수건을 냉동고에 잠시 넣었다가 꺼내 얼굴 전체를 냉찜질해도 좋다. 단, 얼음팩은 손수건이나 거즈로 한번 싼 뒤에 피부에 댈 것. 입을 크게 벌려 천천히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를 반복하고, 틈틈이 손바닥으로 두드려도 얼굴 부기가 빠진다. 음주 후 붓는 것은 혈액순환이나 위장 기능과 관계가 있으므로, 아침에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메이크업은 서두르지 말고 가능하면 모이스처라이저가 충분히 흡수될 시간을 준 뒤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여드름이 돋았다면 로레알 ‘여드름 패치’ 비쉬 ‘놀마넘 아크네 패치’ 등 붙이는 제품도 고려해 보자. 전날 레티노이드가 들어 있는 여드름전용제품을 바르고 자면 도움이 된다.
뺨이 울긋불긋한 안면홍조증은 간이 알코올을 미처 다 분해하지 못했다는 증거. 파운데이션 전에 꼭 메이크업 베이스를 바르자. 워터 스프레이를 뿌리면 들뜬 화장이 가라앉는다. 부은 얼굴엔 평소보다 약간 어두운 파운데이션을 쓰고 파우더는 T존 주변만 가볍게 할 것. 쾡한 다크서클에는 눈가 전용 컨실러를 바르자. 부운 눈에 갑자기 붉은 계열 색조 화장을 세게 하면 더 두드러져 보이므로 피하고, 속눈썹 안쪽에 선명하게 라인을 그려 준다. 과음 후에는 입술도 건조해지므로 립스틱보다는 촉촉한 립글로스가 낫다. 피부가 지친 상태이므로 메이크업은 가급적 가볍게 할 것.
술 마시고 사우나 직행?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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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얼굴 붓는다고 술 마실 때 물을 안 마시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물 때문이 아니라 수분대사가 잘 안 돼서 붓는 것이므로, 빨리 회복되려면 평소보다 물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 체질적으로 위장기능이 약한 소음인의 경우에는 무리해서 물을 마시지 말고, 따끈한 한방차를 마시자. 소음인은 생강차나 귤껍질차, 태음인은 매실차나 칡차, 소양인은 구기자차나 녹차, 태양인은 모과차나 포도주스가 잘 맞는다. 주스나 과일 섭취도 피부 회복을 돕는다. 과음으로 체내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너무 땀을 많이 내는 것은 금물. 탈수현상 때문에 피부 회복이 더뎌진다.
조선일보
이자연기자 achim@chosun.com
도움말=DHC 미용상담팀, 이희 헤어앤메이크업, 이순복 피부과, 유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