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한의학

가을철 보약과 숙강지기

유후정한의원원장 2016. 9. 30. 16:01

한의학에서 숙강지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숙강지기(肅降之氣) 엄숙할 숙, 내릴 강, 갈 지, 기운 기 네 글자인데요.

엄숙할 숙에는 가지런히 하다. 맑다. 경계한다 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가을이 추수의 계절인 만큼 한 여름 발산하던 기운이 이제 낙엽지듯이 하강하며

질서정연하게 필요한 것을 취하고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과정을 숙강이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가을철 환절기가 되면 더위를 이기기 위해 땀을 내고 대사가 항진되는 것이 멈춰지고

안으로 기운이 수렴하게 됩니다.


그래서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은 알러지성 비염이나 감기 등에 걸리게 되고,

건조한 날씨로 인하여 상기도 감염 증상들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높고 푸른 하늘에 마음이 쓸쓸해지면서 움츠려들고 우울해지는 경향이 생기기도 하며,

원기가 약해진 사람은 한 겨울이 아닌데도 벌써 손발이 냉해지고 관절 통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보약은 가을철에 많이 드셨습니다.

녹용이 들어간 보약을 통해서 호흡기와 소화기, 면역기능을 증진시키고 한 겨울 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땔감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나무들이 엄동설한을 이기기 위해서 화려한 꽃이나 나뭇잎을 모두 떨궈버리고 뿌리에 양분을 저장하는 자연의 섭리가 있듯이


인체도 건조한 경우에는 진액을 보충해주고 약한 관절에는 힘을 보태주고 냉한 경우에는 따뜻한 원기를 보충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