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애용하는 처방은 '이신교제단(二神交濟丹)' 이라 해서 방약합편 상통의 43번째에 있는 처방입니다.
방약합편에는 상통, 중통, 하통이라 해서
상통은 장기 복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보약 위주 처방이며
중통은 치료와 보약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처방이며
하통은 치료 위주 처방으로 증상이 개선되면 계속 복용할 필요가 없는 처방입니다.
이신교제단은 상통에 해당하는 처방이므로 당연 부작용이 적은 처방입니다.
방약합편에는 이신교제단을 설명하면서 간단히 '심장 비장 신장 3경의 허손을 다스린다' 고만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신교제단이라는 명칭이 심장과 신장(二神)을 교제 즉 소통시킨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비장의 역할도 중요하므로 심장, 비장, 신장의 약한 것을 보강하면서 경락을 통해서 소통을 시킨다는 것입니다.
처방내용은
백복신, 의이인, 산조인,구기자, 신국, 백출, 백자인,감인, 생건지황, 맥문동, 당귀, 인삼, 진피, 백작약, 백복령, 사인 이라는 총 16가지 약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백복신, 의이인이 제일 많이 들어가는데 이렇게 처방에서 가장 중요하게 쓰는 약재를 군약(君藥) 즉 으뜸되는 약이라해서 치료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약재를 쓰게 됩니다.
제가 이 처방을 애용하는 이유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약재가 백복신, 의이인이기 때문입니다.
80년대 이전에는 보약하면 무조건 십전대보탕이었습니다.
팔물탕이라고 해서 기혈을 보강하는 처방에 황기, 육계가 들어가서 기운을 거들어주고 양기를 보강해주는 처방이 십전대보탕입니다.
먹거리가 부족한 시대에 영양이 부족해서 한약을 통해 기운을 보강해주고 주택난방이 안되던 시절에 추위를 덜타게 해주는 명방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서 요즘은 못먹고 추위로 고생하는 분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못먹는다해도 스트레스로 인하여 또는 소화기가 약해서 못먹는 경우가 많지, 예전처럼 먹을 게 부족해서 못먹는 경우는 드문 상황입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스트레스와 독소가 건강에 가장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가장 잘 풀어주는 약재가 백복신이며, 독소를 잘 풀어내는 약재가 의이인입니다.
백복신은 스트레스를 풀어내면서 이수작용을 통해서 소변으로 독소까지 배출해내는 작용도 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처방의 제일 1순위 자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의이인은 살도 빼주고 독소도 제거하여 주지만 성질이 순해서 몸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소화기능을 보강해주고
각종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2번째 순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백복신은 심장기능을 안정시켜주고, 의이인은 신장기능을 도와줍니다.
이 두가지 약재는 다른 약재보다 3배나 많이 들어가는데 이렇듯 많이 사용해도 부작용이 전혀 없을 정도로
좋은 약재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구기자, 신국, 백출, 산조인이 신약(臣藥)이라해서 두번째로 많이 들어갑니다.
신약이라 함은 임금을 보필하는 신하처럼 으뜸되는 약의 효능을 증강시키고 군약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신(二神)이 앞서 신장과 심장이라 했고 이 두 장기를 교제시키려면 비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구기자는 신장과 간장을 보강하는 약재입니다. 산조인은 심장과 간장을 보강하는 약재이구요. 그래서 이 두가지가 각각 신장과 심장을 보하구요. 신국,백출은 비장기능을 보강하는 약재입니다. 특히 신국은 비장의 소화흡수 기능 뿐만아니라 심장까지 안정시켜 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이 네가지 약재가 심장,신장, 비장의 허손을 보강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백자인,감인, 생건지황, 맥문동, 당귀, 인삼, 진피, 백작약, 백복령, 사인 등 열가지 약재가 들어가는데 좌사(佐使)약이라고 합니다. 군신약이 목표한 장기에 잘 작용하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군신약의 부족한 면을 보좌하는 참모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안신(安神) 즉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효능이 있는 약재들 입니다. 백자인, 감인은 안신작용, 당귀,백작약,생건지황은 혈을 보강하며
맥문동은 음을 보하며 인삼은 기운을 북돋우며 진피,사인,백복령은 소화기 기능을 좋게하고 노폐물을 배설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이렇듯 16가지 약재가 들어가서 스트레스와 불안장애, 우울증, 불면증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심장,비장,신장 뿐만아니라 기혈보강과
해독작용까지 겸하고 있는 명방입니다.
하지만 이 처방을 그대로 쓰기에는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위장상태가 다르고 비수(肥瘦-뚱뚱하거나 말랐음)가 다르기 때문에
약재가감 즉 더하거나 빼서 개개인에 맞게 처방을 해야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백복신,구기자, 생건지황 백복령은 소양인 약재이며 의이인,산조인,백자인,맥문동,감인은 태음인약재이고, 신국,백출,당귀,인삼,진피,백작약,사인은 소음인 약재입니다.
또한, 대장기능이 약해서 설사를 자주 한다면 백자인이나 당귀같은 약재를 빼야하고 식욕이 너무 좋다면 신곡,사인을 빼고 써야합니다.
상기처방에 두통이나 건망증에 좋은 천마, 간이나 자궁의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는 향부자 같은 약재를 가미해주면 더욱 좋습니다.
이렇듯이 한약처방은 오장육부의 조화를 통해서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해소시키는 맞춤의학입니다.
또한 약재 하나하나는 사람마다 인상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이 오묘한 생명 그 자체입니다. 그렇게 약재 한가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어려운데 수많은 약재의 조합을 통한 한약처방은 서툴게 배워서 쓸 수 있는게 절대 아닙니다.
6년간의 한약공부와 임상을 통한 자기 연마가 꾸준한 한의사에게 정확한 처방을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첩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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