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정생각

한국 한의학의 장점은?

유후정한의원원장 2013. 7. 10. 12:58

동양 3국 일본, 중국, 한국에 모두 한의학이 있으나

일본은 중의사나 한의사처럼 전문의료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양의사가 한약처방을 하게 되어 있어서

아무래도 한국이나 중국이 더 전문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티벳에도 전통의학이 있고 인도에도 아유르베다 라고 해서 전통의학이 있지만

한약과 침술을 음양오행이라는 이론체계로 응용하는 한의학과는 좀 거리가 있는 편입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전부터 난학 즉 네덜란드를 통해서 서양학문의 흡수가 빨랐고

그때부터 동양학문에 대해서 철저한 고증을 많이 했습니다.

그 결과 상한론이라는 고방위주로 한약처방을 많이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의학 처방은 고방(옛날에 나온 처방)과 후세방(후대에 개발된 처방)이라는 구분이 있는데

상한론, 금궤요략 (중국 후한시대 기원후 2세기전후)에 나온 처방을 고방이라 하며 약가지 수가 적고 단순명료한 처방위주이며

그 뒤에 천년동안 크게 변화가 없다가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라고 해서 금원(金元)시대(1115~1368)의 유완소(劉完素), 장종정(張從正), 이고(李 ), 주진형(朱震亨)등 네명의 저명한 의사가 나온 이후 개발된 처방을 후세방이라 합니다.

 

한국 한의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동의보감이나 방약합편 처방이 대부분 후세방에 해당합니다. 후세방은 고방에 여러가지 이론이 더해져서 고방에 비해 처방에 들어가는 약재의 숫자가  많습니다.

 

또한 위대한 이제마선생님이 만드신 체질처방 즉 사상방이라고 있습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니 사상방도 후세방에 해당하겠지만 고방, 후세방, 사상방  3종류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말씀드릴 부분이 제가 실제 들려드리고 싶은 내용입니다.

일본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 한의학의 차이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서양학문을 빨리 받아들인 일본은  후대의 변조되고 덧붙여진 처방 즉 후세방을 무시하고 원조처방 즉 상한론,금궤요략에 나오는 처방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증상에 따라 처방을 고르는 대증요법을 위주로 처방하는 것으로  양약을 쓰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증상과 오장육부와의 상관관계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증상이 있으면 이 처방을 쓸 수 있다는 식의 단순명료한 진단과 처방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중국은 청나라시대에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의학충중참서록을 저술한 장석순같은 명의는 서양의학과 서양약물에 대한 지견을 많이 흡수하였습니다.

아스피린 같은 양약을 한의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응용해야하는지 고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산주의사회가 되면서 유물론적인 시각으로 모든 학문이 바뀌었습니다.

근래들어 공자같은 성인을 다시 추앙하기도 하지만 기본 시각은 유교적인 시각보다는 

세계는 물질로 이루어졌으며, 정신은 물질의 산물이라고 보는 유물론에 입각해서 중국의 한의학도 변질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게 변증론치라는 중의학 진단체계인데 증상을 오장이나 육부,경락,음양,육기 등의 체계로 분류해서 처방을 하는것이나 철저히 정신적인 측면을 배제한 반쪽의학인 것 입니다.

 

그렇다면 한국한의학은 어떨까요?

아무래도 중심은 동의보감에 있습니다. 조선시대 명의 허준을 중심으로 여러 한의사들이 연구해서 만들어진 책이지만

유학 뿐만아니라 도가사상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오히려 사상의학을 발명한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이 더욱 철저히 유교적인 사상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또한 한국 침술의 대가 사암도인이 저술한 사암도인침구요결은 스님이 만든 것으로 당연히 유심론적인 불교사상이 들어가 있습니다.

 

유학,도가사상이 농축되어 있는 동의보감, 유학사상이 체질구분의 근간이 되는 동의수세보원, 스님이 저술한 사암도인침구요결

이렇듯이 한국한의학은 상당히 정신적인 측면을 중시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공부가 설익은 사람이 보자면 딱 떨어지는게 불분명하고 어려워서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질병의 원인과 오장육부의 생리,병리에 대한 정신적인 측면을 동양 3국 중에서 가장 중시한 나라가 한국인 것입니다.

 

 

시대가 눈에 보이는 걸 중시하는 시대다 보니 아직까지 한의학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지만

90년대 이후로 수재들이 한의대에 많이 입학하여 연구개발할 수 있는 인력인프라는 많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정신과전문의가 한의대에 입학해서 한의사면허증을 딴 후 정신과 환자에게 한약처방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정신과 육체와의 관계를 연구하면 할수록 한국 한의학의 정수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좀더 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고, 타 학문 연구자들과의 소통이 많아지면

그런 결과를 통해서 한국 한의학이 더욱 빛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