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 정현종
여름날 한가한 시간,
천둥은 구름 속에 굴러다니고
비는 쏟아지다 말다 하고
뻐꾸기 소리 들리는
여름날 오후,
그러한 때는 어떻든
유복하구나 은총이여.
한가한 시간도 천둥도
비도 뻐꾸기 소리도 다 보물이지만
그 합주에는 고만 다행증을 앓으며
한가함과 한몸
천둥과 한몸
비와 한몸
뻐꾸기 소리와 한몸으로
나도 우주에 넘치이느니.
둥글고 둥근 소리들이여
(자동차 소리나 무슨
사이렌소리는 비열하게도
그 보석을 깨는구나)
온몸에 퍼지는 메아리
여름 한때의 은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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