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정생각

선천도 명상

유후정한의원원장 2013. 6. 12. 10:27

명나라 시대 명의 이천이 지은 의학입문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동의보감만큼 한의사들이 많이 읽고 공부하는 책입니다.

 

사실 한의대 입학한 후에 의학입문이라는 제목을 듣고

한의대생인데도 불구하고 의학입문이 서양의학과목인 줄 알았습니다.

(한의대 6년동안 대부분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같이 배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서양의학이 존재하지 않던 시기라

당연히 주류의학은 한의학일 수 밖에 없겠죠.

제목은 입문이지만 사실 그당시 한의학내용을 총망라한 책이라

끝까지 내용을 다 보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립니다.

 

올해 임상을 시작한지 15년째가 되는데

요즘들어 의학입문 처음에 나오는 선천도가 생각이 납니다.

 

선천도란 그냥 보면 동그란 원을 하나 그려놓은 것입니다.

예전에 유학을 공부한 한의사들이 환자를 보기전에

새벽에 일어나 정좌를 하고 선천도를 바라보면서 명상을 했다고 합니다.

 

의사도 사람인지라 사사로운 감정에 많이 이끌리고 가정사나 여러 고민들이 없을 수가 없겠죠.

그러다보니 환자에게 집중하려면 아침에 마음을 비우는 수련이 필요합니다.

마음속에 고민을 한가득 가지고 있으면 환자를 진찰할때 제대로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 중요한 이론인 음양이론 즉 무엇이든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상대성을 중시하는게 음양이론인데요. 

음과 양으로 나누어지기 전 상태를 태극이라고 하여 태극기 가운데 있는 모양이구요

그렇게 붉은색 파란색 양과 음으로 나누어지기 전 상태 그냥 원을 무극이라하는데 그 무극이 선천도입니다.

이 세상이 창조되기 전 상태에 해당하겠죠.

 

그래서 주역에는 무극 황극 태극 음양 사상 팔괘 라는 것이 나옵니다.

선천도 즉 무극처럼 가운데 텅텅 빈 마음으로 지금 여기(hear and now)에 집중하는게 현실을 살아가는데 가장 현명한 방법이니까요.

여러분들도 시간이 날때 스마트폰만 들여다 볼게 아니라 벽에 동그란 원이 있다고 상상하시고

마음속으로 그 원을 생각하면서 묵상해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