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정생각

희망의 전화 129

유후정한의원원장 2014. 4. 4. 11:49

보건복지 콜센타 129번이 있습니다.

"힘겨울때 129-실직,질병 등으로 생계가 어려울 때 365일 24시간" 이라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http://www.129.go.kr/

 

최근에 저희 환자분 중에 의료급여1종 환자분이 계신데 혼자서 손자를 키우시는 조손가정이십니다.

정부보조금 30만원에 kg당 800원을 받는 폐지를 주워 간신히 초등학교 6학년 손자를 키우고 계시는 70대중반의 할머니십니다.

 

지난주에 저희 한의원에 오셔서 어깨가 너무 아프다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셔서 저도 무척 당황했습니다.

아무리 어깨가 아파도 울면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골절이나 낙상으로 크게 다치지 않는 한 드물기 때문입니다.

 

진료실에서 천천히 사연을 들어보니 정부보조금이 끊기게 되는 상황이라 초등학교 6학년이나 되는 손주를 입양시켜서 생이별을 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우시는 것이었습니다. 손주가 공부를 잘하고 똑똑해서 13세나 되지만 다행히 입양을 원하는 사람이 있어서 3번이나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할머니에게는 손주를 키우는 게 삶의 전부이기에 떠나보내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작년부터 저희 한의원에 오셔서 치료받은 분이라 생계가 어려운 것을 알고 있어서 사회복지재단을 통해서 10만원정도 지원을 알선해드리고, 척추관협착증과 무릎퇴행성관절염을 저한테 치료받고 현재는 호전되어 다행인 중에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협심증으로 심장약까지 드시는 분이신데 오늘은 전화오셔서 이달 중으로 의료급여도 정지되는 상황이라고 저한테 한달치 기침약을 달라고 하십니다.

 

환자를 보다보면 의료보호, 차상위계층인 분들이 치료받으러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화려한 매무새에 주얼리로 치장을 하고 여행도 자주 다니는 분들이 의료보호 1종인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 사회복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어려운 분이 혜택을 못받고 계신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주민센터, 서울시 복지과 공무원과 통화를 해봐도 따님 명의의 등기된 아파트가 있어서 지원이 중지될 수 밖에 없다고 앵무새같은 대답만 합니다. 딸이라는 분도 사실은 다세대 반지하에 살면서 몸이 안좋아 반나절 식당일을 하면서 소득이 얼마 안된다고 하는데 공무원들은 부모는 자식이 부양하는 게 원칙이라며 딸이 실제 소득이 얼마인지 관심도 안갖고 등기된 아파트때문에 안된다고 합니다.

 

사회복지사가 열정을 가지고 현장조사를 해서 실제 할머니가 카트를 끌며 폐지를 줍고 딸이 식당에서 일하며 받는 보수를 파악하면 진상을 알수 있을텐데 컴퓨터에 뜨는 자료 하나 가지고 사람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입니다.

 

대통령의 말씀이 귀를 울립니다. “이분들이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거나 관할 구청이나 주민센터에서 상황을 알았더라면 정부의 긴급 복지지원 제도를 통해 여러 지원을 받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있는 제도부터 제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접근도 용이하게 해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는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고, 절박한 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릴 방안을 찾기 바란다”

하지만 말단 공무원들은 제도가, 지시가 바뀐 것이 없기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희망을 가져봅니다. 복지부 희망의 전화 129번.

지금같이 수급을 받다가 못받게 되어 사각지대에 몰릴 위기에 놓인 분들을 위해서 시행한다고 하니까요.